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30대 중반의 한 여성분이 한 손에 무언가를 든 채 치과를 내원하였습니다. 들고 있던 통에 담긴 것은 gold inlay로 오래전에 했던 보철물인데 점심 식사를 하다 떨어졌다며 가지고 오셨습니다. 저희 치과를 처음 방문하는 환자분이라 인적사항을 기입하는 용지를 드렸으며 환자분이 기입한 용지에는 '임신 4주 차'라는 글씨가 적혀있었습니다. 임신 중이고 게다가 임신 초기라 치과치료에 있어 많은 제약이 따르지만 환자분의 불편함을 최소한 줄여드리기 위해서 구강 내 상태를 확인하기로 하였습니다.
Gold inlay가 빠진 치아는 왼쪽 위 뒤에서 첫 번째 어금니로 차가운 음식을 먹을 때 조금 시리고 왼쪽으로 음식을 계속 씹으면 약간의 불편함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Gold inlay가 떨어진 치아를 확인해보니 와동이 그리 깊지는 않으나 내부에 약간의 충치가 보였습니다. 임신 초기라 마취를 사용할 수도 없어서 기존 보철물을 다시 부착하기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기존 Gold inlay가 변형되어 맞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한참을 고민한 끝에 현재 상태에서 보험이 적용되는 G.I라는 임시 재료로 치아 내 수복을 하였으며 임신 중기쯤에 다시 내원하여 치료를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처럼 임신 중인 환자분들이 치과 치료를 위해 내원하면 임신 시기 때문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임신을 하였을 때 구강 내 특징은 어떠하며, 치과치료는 언제 받을 수 있을까요?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임신은 기본적으로 시기별로 가능한 치과 치료가 정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의료진에 따라 임신에 대한 생각과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임신 초기부터 임신 말기까지 치과치료를 아예 권장하지 않는 등 치과마다 약간의 변동이 있기도 합니다.
임신을 한 여성의 경우 호르몬의 분비량이 평소보다 급격히 증가하는 편입니다. 이로 인해 구강 내 아주 작은 자극에도 잇몸이 자주 붓거나 피가 나고 염증이 발생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를 '임신성 치은염'이라고 하며 스케일링과 같은 치료를 통해 염증을 가라앉히는 것이 좋습니다.
임산부의 치과치료는 0~14주, 14주~27주, 28~40주 이 세 개의 시기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0~14주의 시기는 임신 초기로써 가장 조심해야 할 때입니다. 최대한 외부의 자극을 멀리하는 것이 좋으며 치과치료 또한 스케일링과 같은 간단한 구강 관리정도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절대적으로 마취를 동원한 치과치료는 삼가야 합니다.
두 번째, 14~27주는 임신 중기로써 태아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시기입니다. 이때는 치과에서 진행하고 있는 대부분의 치료가 가능하며 혹시 치과치료가 필요하신 분이라면 임신 중기 시기를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세 번째, 28~40주는 임신 후기로써 이 시기 또한 임신 초기와 마찬가지로 조심해야 합니다. 분만이 가까워지는 시기이니 필요한 치과치료는 분만 후 받도록 하며 기본적인 구강 위생 관리만 하도록 합니다. 임신을 계획 중인 분이라면 먼저 치과를 방문하여 구강 정리를 먼저 하는 것이 좋습니다. 임신 중에는 모든 치과 치료가 조심스럽기 때문입니다. 철저한 준비만이 여러분의 치아와 잇몸을 지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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