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용 아말감

햇빛이 쨍쨍 내리쬐고 매미 소리가 울려 퍼지는 대낮에 40대 후반의 한 남성분이 치과를 내원하였습니다. 환자분은 왼쪽 아래 작은 어금니가 살짝 깨졌고 충치도 조금 있으니 때워달라고 하셨습니다. Panorama x-ray를 촬영하고 정확히 상태를 확인하려 했으나 사진 찍기를 거부해서 육안으로만 확인하였습니다. 충치는 아주 미세하게 있었고 치아의 옆면이 살짝 깨져 음식물이 많이 끼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때 환자분이 말씀하기를 돈이 없으니 제대로 된 치료는 받기 힘들고 음식물이 끼지 않게 때워만 달라고 하였습니다. 깨진 정도가 깊지 않고 충치 또한 미세한 정도여서 때우는 치료로도 가능하였습니다. 따라서 레진 충치치료 금액을 설명드렸고 진행 여부를 여쭈어보니 비용이 너무 비싸고 예전에는 은색의 보험 되는 재료를 많이 쓰던데 그런 재료는 없냐고 하였습니다. 현재 아말감은 쓰지 않고 있으며 말씀드린 레진이라는 재료로 때워야 된다고 하니 아무 말 없이 진료실을 나갔습니다. 과거에 치과에서 많이 쓰이던 아말감. 아말감은 어떤 것일까요? 오늘은 아말감 치과 재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치과 내에서 쓰고 있는 아말감은 수은과 아말감 합금을 혼합하여 만들어진 재료로써 진료실에서 가장 오래 사용해온 충전재입니다. 아말감 합금 내에는 은, 주석, 구리, 아연 등의 성분들이 주를 이루고 이 외에도 인듐 팔라듐의 성분들이 소량 함유되어 있습니다. 아말감 충전재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는데 첫째, 가격이 저렴합니다. 둘째, 구강 내 수복 후 오래 쓸 수 있습니다. 셋째, 재료 사용이 번거롭지 않습니다. 넷째, 재료 자체의 강도가 높고 마모도도 덜합니다. 다섯째, 광범위한 용도로 많이 쓰일 수 있습니다. 여섯째, 치과에서 오래 쓰인 재료인 만큼 다양하고 오래된 임상결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아말감의 단점으로는 첫째, 은색계열의 색상으로 심미적으로 떨어지고 나중에는 아말감의 색상이 점점 탁해지기도 합니다. 둘째, 아말감은 수은이 함유된 재료로써 보관 및 사용 시 주의를 요합니다. 셋째, 아말감 충전 후 충전재가 부식되거나 치아 주변이 아말감 색으로 변색될 수 있습니다. 넷째, 아말감 충전 후 충전재가 완전히 굳기까지 24시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다섯째, 아말감 충전재가 굳기 전 잇몸 내에 들어갈 경우 잇몸이 새까맣게 문신처럼 물들 수 있습니다.

 

치과용 아말감의 안정성에 대해 매번 많은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아말감 내에 수은이라는 성분 때문입니다. 미나마타 병이 수은 중독에 의한 병이며 이 병이 발견되면서 수은의 사용 및 생산에 많은 제한을 받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치과 내 치과용 아말감 재료의 사용 또한 줄어들었으며 현재 치과용 아말감을 사용하는 치과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치과용 아말감 사용이 현저하게 줄어든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물론 수은으로 인한 위험성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치과용 아말감만이 가진 장점도 무수히 많기 때문입니다.